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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나의 세계를 넓히는 방법

꿈이 필요한 세상 2008. 12. 9. 19:08

여행은 스스로 깨닫는 교육의 시간이며, 새로운 자신과 만나는 자기계발의 현장이다.
그저 충전을 위해 떠난 휴식 여행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벅찬 경험은 그때만의 것으로 끝날 뿐, 온전한 나의 것으로 흡수되어 경쟁력으로 승화되지 못한다. 왜 그런 것일까?
이제 여행을 통해 나의 세계를 넓히고, 더 나아가 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법을 알아보자. 


1) <트래블 알라까르뜨>가 일깨운 것

  

여행을 통한 자기계발의 방법을 제시한 <트래블 알라까르뜨>.


2007년 여름, 서점가에 한 권의 여행서가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이종은 씨의 저서인 <트래블 알라까르뜨>. 독특한 제목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모은 이 책은 부제로 ‘트래블 알라까르뜨 -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쉽고 즐거운 '자기계발' 방법에 목말라 있는 직장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여기서 '알라까르뜨'의 의미는 정해진 메뉴로 제공되는 세트요리와 달리 메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골라 먹는 일품요리를 뜻하는 것으로, 스스로 취향에 맞는 여행을 택하고, 기획하자는 저자의 취지가 담긴 제목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자기계발을 위한 여행의 포인트는 일종의 '역할 학습'. 즉 스스로 마케터나 스타일리스트, 투자자, 저널리스트 등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 컨셉트에 맞춰 여행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심사를 취재하는 작가 혹은 저널리스트의 취재 여행이라고 가정해 보자. 관심사의 영역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요리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자신의 관심사인 호텔 그 자체를 취재하는 여행을 떠났다. 호텔의 총지배인, 마케팅이나 홍보이사 또는 셰프 등을 인터뷰하며 이들을 통해 호텔의 배경이나 철학을 살아 있는 정보로 접하고,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강한 영감을 받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또한 투자자의 시각을 갖고 거리 탐색에 나서라는 조언을 한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나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인기 있는 아이템 등을 관찰하는 것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경영 마인드를 키워 주기도 한다는 것.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잠재성 있는 새로운 시장을 알아보고 내가 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직접 투자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는 것도 훌륭한 경영 수업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더 나아가 BRICs 중의 한 나라나 요즘 뜨는 베트남, 그밖에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을 그런 투자적 시각으로 돌아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2) 컨벤션과 축제, 북페어… '체험'의 장을 열어라

  

전세계의 수많은 축제와 컨벤션 등은 우리의 창조적 감성을 일깨우는 훌륭한 자기계발 텍스트다.


그러나 우리들 평범한 직장인이 저자의 제안을 그대로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선 전문 취재기자가 아닌 다음에야 모국어로도 누군가를 인터뷰한다는 게 쉽지 않은 마당에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전문가들을 만나 관심사를 인터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보다 손쉬운 방법은 각 나라의 축제와 주요 컨벤션, 북페어 등 체험문화의 장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축제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주요 골자가 모두 응집된 훌륭한 텍스트다. 단지 직접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문화에 대해 수십 권의 책을 통해 얻은 지식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더욱이 축제의 열린 마당 안에서는 짧은 여행 영어만으로도 심도 깊은 인터뷰가 가능하다. 평범한 시민은 물론 주요 인사들까지 모두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도 축제만이 가진 장점이다. 국내 여행을 할 때에도 가능하면 지역 축제 기간에 맞춰 가보자. 그 지역의 문화는 물론 산업의 경향과 비전, 지역 주민들의 여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컨벤션과 북페어 등도 축제 이상으로 가치 있는 텍스트다. 실제로 CES를 비롯하여 국가별·산업 분야별로 포진돼 있는 수많은 모터쇼와 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향후 5년간의 분야별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전시된 제품만을 서둘러 둘러보고 돌아오는 수박 겉 핥기 식의 투어로는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부스별로 준비된 다양한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 관련 인물의 인터뷰나 워크숍, 제품 관련 특별 쇼 등 다양한 이벤트 속에 진짜 정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 충실히 체크하고 다녀도 관심사에 대한 취재나 인터뷰를 따로 할 필요도 없다. 일정 안내 팜플렛에 나와 있는 이벤트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 보는 습관을 키우자.

3) 대중교통과 서점, 그리고 시청! 잊지 말고 둘러야 할 곳들

자기계발을 위한 여행에서 꼭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첫째가 그 도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도시에서 가장 큰 서점을 둘러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시청을 방문하는 것이다. 기획력은 머리가 아닌 발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순간부터 기획력의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대중교통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창조적 감성의 가장 기초적인 텃밭이 되는 것이다. 이국의 도시를 방문했을 때에도 지하철이든, 전차든, 버스이든 그 도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누구보다 현실감 있는 기획력의 든든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점은 수많은 정보와 함께 창조적 감성을 키워 주는 자기계발의 보고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서점의 이런 가치는 변함이 없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어린이책 코너. 가장 창조적이고 가장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전세계 광고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가장 즐겨 찾는 컨벤션이 매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국제아동도서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둘 것!

마지막으로 여력이 남으면 시청을 방문할 것을 권한다. 창조도시의 슬로건 아래 전세계적으로 미래지향적 도시재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 변화의 트렌드는 어떤 분야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기획의 기본 방향을 제시해 준다. 예를 들어 최근 파리의 라데팡스나 스페인의 마드리드 등은 도시재개발의 주요 목표를 '사람을 위한 도시' 건설에 두고 모든 차량 통행도로를 지하로 바꾸는 도로체계의 대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가 추진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의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도시개발과 관련된 비전 자료들을 편안히 열람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그 도시의 시청인 것이다.

4)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한 발상의 전환

아프리카 여행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무엇을 볼 것인가? 대개는 인간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대자연을 보고 싶다는 대답을 많이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것은 아프리카의 '예술'이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찾아 아프리카의 전통에 기반한 힘이 넘치는 그림들을 감상해 보자. 그 그림 세계야말로 요즘 서구 문화가 주목하는 가장 트렌디한 예술이며, 지향하는 삶의 새로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여행지를 정하고 무엇을 볼 것인가를 고민할 때, 항상 '과거'의 명성에 의존해 왔다. 실제로 우리가 유럽의 예술품들을 만나러 가는 이유도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과거 문화의 자취를 찾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을 보든 과거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가치에 주목해 보자. 트래블 알라까르뜨! 여행을 통해 우리의 세계는 무한히 넓어질 수 있다.

※ 트래블 알라까르뜨를 위한 세계여행 Best 20

  

트래블 알라까르뜨, 저 세상만큼 넓고 다양한 세계가 내 안에 있다.


1) 네팔의 카트만두와 포카라
세계 최고의 산맥 히말라야를 병풍처럼 두른 도시 포카라와 카트만두. 거울 같은 호수와 히말라야 연봉이 어우러진 곳. 히말라야에 빠진 사람은 전문 산악인만이 아니다. 바라만 보아도 영혼이 맑아진다는 기적 같은 영적 체험이 기다린다.

2) 페루 쿠스코에서 볼리비아의 라파스까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무대가 되었던 쿠스코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도시 볼리비아의 라파스. 라파스는 체 게바라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살아 있는 동안 결코 멈출 수 없는 삶과 혁명의 진한 체험이 묻어 나는 곳이다.

3) 이집트 룩소르
투탕카멘의 저주가 전설처럼 떠도는 도시, 룩소르. 한 발만 잘못 내딛으면 현세를 벗어나 고대 왕국의 신비 속으로 빠져 버릴 것 같은 차원의 힘이 존재하는 듯한 곳이다. 미스테리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가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4) 모로코 에르그 셰비와 탕헤르
세계 최대의 사막인 사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래언덕으로 손꼽히는 에르그 셰비. 이곳을 건너는 동안 사람들은 내내 침묵을 지킨다. 숨막히는 아름다움이 감탄사조차 앗아 가기 때문. 소설 <연금술사>의 무대이자 2012 세계 엑스포를 놓고 여수와 마지막 경합을 치렀던 탕헤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말라케쉬와 페즈의 염색공장도 함께 볼 수 있다.

5) 멕시코 치첸이차
마야문명의 대유적지가 발견된 곳. 11세기에서 15세기까지 번영하다 번영의 절정에서 갑자기 폐허가 된 신비한 문명의 수수께끼가 남아 있는 지역이다. 세계유산목록에 등록되어 있다

6) 스페인 바르셀로나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보는 것만으로 바르셀로나 여행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성가족 대성당'의 놀라운 창조성은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가우디의 건축물들과 조화를 이룬 바르셀로나의 도시개발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7)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사막에서 벌어지는 천지개벽과 스릴 넘치는 사파리 투어 등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미래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가 봐야 할 곳.

8) 독일 로텐부르크
중세를 완벽하게 복원한 도시. 향긋한 맥주와 따뜻한 와인이 있는 동화 속 나라다.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거리를 거닐며 옛 것에 대한 그리움에 빠질 수 있다.

9)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세계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손꼽히는 곳. 9세기에서 14세기까지 캄보디아를 지배했던 크메르 왕조가 세운 왕실 사원이다. 바이욘 상의 신비로운 미소와 앙코르와트의 웅장함은 앙코르와트를 떠나도 좀처럼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10) 스페인 톨레도
세월을 뛰어넘은 중세기의 요새 도시. 강과 높이 솟은 성, 돌 벽돌로 만든 마을이 완벽하게 조화된, 유럽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1) 쿠바 아바나
어디에서나 멋진 재즈 음악이 들려 오고 길거리에는 살사를 연습하는 꼬마들이 넘쳐 나는 음악의 도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음악에서 찾는 사람들의 낙천적인 리듬감이 놀라운 전염성을 갖고 있다.

12)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
예부터 동서양 문명이 만나는 접점이 되어 왔던 터키는 볼 것이 너무 많은 곳이다. 그 중에서도 옛 터키의 영화로운 제국의 자취를 보여 주는 이스탄불과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그랜드 바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꼭 한 번 가 봐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13) 그리스 아테네
서구 문명의 발상지. 지혜의 여신이 지켜 온 언덕 위의 도시는 이제 인간의 삶의 질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시의 인프라가 아닌 삶을 유지하는 생활방식과 사회의 룰 측면에서 미래 지향적인 도시의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14) 인도 타지마할
인류가 지구상에 남겨 놓은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압도하는 아름다움은 세계 문화유산 최고의 자리에 이의를 두지 않게 한다.

15) 미국 그랜드 캐년
영국의 BBC는 전세계에서 꼭 가 봐야 할 여행지 제1위의 자리에 그랜드 캐년을 선정했다. 자연 경관만으로는 세계 최고라는 의미. 거대한 계곡과 태양빛에 변화무쌍하게 물드는 절벽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장엄한 경관을 연출한다.

16) 미국 디즈니월드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 동화와 역사, 모험으로 가득 찬 마법의 왕국이다. 꿈과 동화의 세계가 첨단기술과 만나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꿈의 놀이동산을 제공해 준다.

17) 일본 삿포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눈 축제 도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 냈다.

18) 스위스 다보스
겨울 스포츠의 최고 휴양지이자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도시. 인류 공통의 미래와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세계인의 대화가 그 무엇보다 큰 가치로 남는 곳이다.

19) 중국 진시황릉
개인의 무덤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묘지. 무소불위의 권력이 남겨 놓은 세계 8대 기적이다. 지하에서 최고 권력자를 지키는 수천의 병사의 영혼이 권력의 무상함과 함께 어리석은 집착의 더욱 무서운 폐해를 보여 준다.

2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란의 축제와 세계 최고의 금융, 마리화나와 두뇌 개발 게임, 예술과 홍등가 등 양 극의 대척점에 선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이 있는 인공의 도시. 

김민 자유기고가              (삼성전자에서 홈페이지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