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제7차 국어과 교육 과정의 독서 지도에서는 독서의 과정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독서 교육을 보면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 무조건 많은 양의 독서를 권장하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독후감 쓰는 활동을 조장하는 등 독서 지도라고 해야 독후 활동 중심이 아니었나 싶다. 때문에 독서의욕이나 동기는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독서는 무엇보다 즐거움과 재미가 있어야 하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필요성과 성실성에 바탕을 두어야 효과가 있다. 이런 독서는 사람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뿐만 아니라, 한 개인이 건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자아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과정에 따른 구체적인 독서 지도는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책은 독서 지도의 원리와 실제로 나누어 구체적인 적용방법을 글로 전개하고 있다. 독서지도의 원리에 해당하는 부분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정리를 한다.
Ⅱ. 과정 중심 독서지도
1. 어휘의 이해
어휘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집합이며, 어휘력은 말 그대로 어휘에 대한 총체적 지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국어과 어휘 지도의 일차적인 목표는 어휘력의 신장에 있고, 어휘력의 신장은 결국 독해력의 신장을 포괄하는 언어 사용 능력의 신장으로 이어진다. 많은 어휘를 알고 정확하게 사용하게 하며, 교실 밖의 상황에서도 어휘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계획하는 어휘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어휘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효과적인 어휘 지도는 의미 있는 어휘 학습이어야 하되 심층적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상하기, 이해하기, 일반화하기 등의 단계로 진행할 수 있겠다. 연상하기 단계에서는 유의어 쓰기, 범주화, 의미지도 그리기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고, 이해하기 단계에서는 반의어 쓰기, 문맥 유추, 다의어 및 동음 이의어 쓰기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화 단계에서는 사전 이용, 어휘 정의, 짧은 문장 쓰기 등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2. 배경 지식의 활성화
스키마란 Kant에서부터 기원하는데, 인지 심리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Bartlett였다. 그는 스키마를 과거 반응이나 경험의 능동적 조직으로 보았다. ‘능동적’이라는 용어는 기억의 구성적인 특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스키마는 독해와 기억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를 몇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스키마는 글에 담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이상적인 지식 구조를 형성해 주고 둘째,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의 판단을 도와주며 셋째,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 이는 스키마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넷째, 학습 자료의 요약과 편집을 수월하게 도와주고 다섯째, 정보 탐색에서 탐색의 순서와 절차를 제공하여 주며 여섯째, 수많은 정보들을 어떤 일관성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여 준다.
스키마 활성화의 단계는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학습자들이 무엇을 어느 만큼 알고 있는지에 대한 교사의 판단이 필요한 진단 단계가 필요하다. 그후 현존 스키마를 인출하는 단계가 있고 질문하기, 연상하기, 예측하기, 추론하기 등을 통하여 인출된 스키마를 좀더 활성화 시키는 단계가 있다. 그리고 없는 스키마를 보강하는 단계로 앞으로 배울 단원에서 필요한 사전 지식, 즉 스키마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 해당된다.
3. 읽기 동기의 유발
읽기 교육의 연구는 학습자의 읽기 능력을 최대로 향상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학습자로 하여금 읽기를 생활화시킬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의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읽기는 결국 독자 개인의 읽으려는 동기를 시발로 하여 독자의 활동으로 지속되며 독자의 내면화 작업을 통하여 최종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읽기 동기란 읽기 행위를 유발하고 읽기 과정을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는 핵심 요인이다. 학습자들은 글을 이해하려는 동기가 높을 때 효과적인 읽기 행위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기대되는 보상을 증진시키거나, 기대되는 노력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4. 비유어의 이해
비유어의 이해는 어휘 이해의 질적 과정으로서 읽기 과정과 깊이 관련된다. 일반적으로 비유 가운데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은유다. 표현의 주된 대상과 매체적 대상 사이에 유사성이 전제되는 경우에 비유가 성립하는데 넓은 의미의 은유란 비유 전체를 뜻하는 것이며, 좁은 의미의 은유라 하더라도 제유나 환유 등과 구분되는 것은 상호간의 유사성 정도나 기준, 비유 방법의 차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어 지도의 일차적 목표는 비유어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것으로 이는 비유어에 대한 이해력이 어휘력을 신장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읽기 능력의 향상에 기여할 것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의 비유어 지도는 학생들에게 비유어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비유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고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에서 글감과 학습 활동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5. 추론하며 읽기
독해는 필자에 의해 쓰여진 글 정보와 배경 지식의 통합을 통하여 독자가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글에 제시된 정보와 독자가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추론이다. 추론은 두 가지 입장으로 정의되는데 먼저 넓은 의미에서 독해가 곧 추론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으로 이들은 인간 사고의 많은 부분이 추론을 통하여 확장되고 발전하는 것이므로, 추론 과정이 곧 이해 과정의 핵심이라고 본다. 다음으로, 좁은 의미에서 독해를 사실적 이해와 추론적 이해로 나누는 입장이 있다. 사실적 이해란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응집성있게 이해는 것으로서 특히, 설명적 글에서 강조된다. 추론적 이해란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근거로 표현되지 않은 내용을 자신의 배경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추리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추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첫째, 읽기 능력, 배경 지식, 읽기 목적 등의 독자 요인이 있고 둘째, 글 유형, 주제 등의 글 요인이 있으며 셋째, 질문이나 전략지도 같은 교수 요인이 있다.
6. 중심 생각의 파악
독자는 필자의 의도가 표현된 텍스트를 통해 의미를 재구성하므로 필자가 텍스트를 쓴 의도나 목적을 알면 독자는 내용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다. 텍스트에서 중심생각을 구성하는 것은 읽기의 중추 활동이다. 읽기를 독해와 같은 의미로 볼 때, 중심 생각 구성은 독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독해를 잘 수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즉 읽기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단락의 중심 생각 찾기’나 ‘단락 수준의 요약하기’를 잘 하는 학생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7. 내용의 요약
요약하기는 ‘글에 들어 있는 중요한 생각을 간략하게 간추리는 활동’, 또는 ‘글에 제시된 정보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의 내용을 압축하고 주제를 찾아내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요약하기는 이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고 또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의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 즉 정보의 중요도에 대한 판단은 독해과정의 핵심이다. 그런데 글의 중요도에 대한 판단은 글의 전체적인 짜임과 맥락 속에서 글을 분석하고 종합하여 이해하는 과정에서만이 가능한 일이므로 종합적인 읽기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요약하기는 글의 내용을 분석하고 종합하는 능력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글의 중요도에 대한 판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 정도를 확일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8. 글 구조의 이해
Brewer는 문어 텍스트를 크게 두 가지의 심리적 차원에서 분류하고, 그 결과를 상호 교차적으로 대응시키고 있다. 첫 번째로 텍스트 기저에 표상되는 언어사용자의 인지 구조에 따라 텍스트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묘사적 텍스트가 공간성을 바탕으로, 이야기 텍스트가 사상의 시간적 연속성으로 바탕으로 여러 가지 텍스트 목적을 지니는 반면, 설명적 텍스트는 논리성을 바탕으로 정보 전달과 설득 목적의 텍스트 목적을 지닌다. 텍스트의 의미 구조는 본질적으로 응집적이다. 응집성이란 독자가 텍스트를 해석하도록 하는 의미 있는 연결을 가리키는데, 텍스트가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중 가장 핵심적인 조건이다.
독해는 텍스트에 대한 하나의 총체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하나의 총체적인 의미를 구성하기 위해서 독자는 텍스트에 나와 있는 수많은 정보들의 가치를 판정하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기각시키고, 비슷한 정보는 끼리끼리 통합하며, 중요도가 낮은 정보는 보다 중요한 정보로 귀속을 시킨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텍스트를 하나의 의미로 표상을 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에 대한 독자의 중요도 판단이 텍스트의 구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텍스트의 조직 양상의 변화는 정보의 중요도 평정과도 직결될 것이다.
9. 내용의 예측
글을 읽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 등을 활용하여 글의 내용을 예측하고 상세화하며 때로는 글의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잘 하는 독자가 바로 능숙한 독자다. 예측하기 전략은 읽기 과정에 따른 전략의 관점에서 예측하기를 읽기 전 과정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스키마를 활성화하고, 읽는 과정에서는 글과 관련된 독자의 사고 활동을 확대시키며 초인지 조절을 통해 읽기 과정을 점검하게 하는 전략인 것이다. 예측하기는 단순히 책을 읽기 전에만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어 가는 과정에서는 앞에서 예측한 내용에 대해 확인하면서 자신의 읽기 과정을 조절하고, 아울러 다시 다음에 나올 내용이나 사건을 나름대로 예측을 하며 읽을 뿐만이 아니라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자신의 예측을 비교하며 읽는 것이다.
10. 비판하며 읽기
사고력은 인간이 소유한 지적 능력으로서 교육을 통하여 기를 수 있으므로 학교 교육은 어떻게 하면 폭넓고 올바르게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을 기를 수 있느냐에 주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은 바람직한 인간 특성이기 때문에 그런 능력은 가능한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언어를 통해 비판적 사고를 가르친다는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즉, 기능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비판적 읽기란 이 세상에는 모순이나 오류가 없는 완전한 글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독자가 반성적 회의로 글을 분석하여 글의 내용과 표현, 구조, 가치 등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능동적인 읽기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 읽기는 이미 얻은 지식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 첨가되는 과정이 아닌 읽기 과정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읽기 학습은 문장을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하고 비판하려는 언어 활동이며, 그 과정에서도 수동적인 표면 구조의 의미 파악 단계에서 지은이의 의도나 중심 사상 자체를 가리어 따질 수 있는 비판적 읽기 단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11. 창의적으로 읽기
교수-학습 활동의 측면에서 볼 때, 사고는 정보의 이해와 활용에 초점을 둔다. 그런 점에서 사고는 새로운 정보의 습득에 초점을 두는 학습 전략과의 차별성을 가진다. 읽기는 사고의 과정과 같다. 따라서 읽기 지도에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사고의 과정임과 동시에 사고하는 방법에 대한 지도여야 한다. 그것은 교육의 목적이 학습자들에게 지식의 양을 늘려 주는 것보다는 학습자들이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길러 주는 데 있어야 한다는 원리를 그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학교 교과 교육의 중점은 바로 이러한 발명과 발견에의 가능성을 기르는 사고력을 높이는 것에 두어야 한다. 창의적 읽기는 글쓴이가 제시한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에 관계된다. 창의적 읽기는 말 그대로 글을 읽을 때 깊이 생각해야 된다는 뜻이며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최대한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된다는 뜻이다.
창의적 읽기를 지도하는 교사는 창의적 읽기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명제적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구상하여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12. 컴퓨터와 독서지도
초기의 컴퓨터를 활용한 학습은 언어 학습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언어 학습 중에서도 읽기로부터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어 교과의 학습에서도 컴퓨터를 활용한 수업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 않은 실정이지만 언어 학습 분야에 대한 컴퓨터의 활용은 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언어 교육은 매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3. 읽기와 쓰기
언어의 각 영역은 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 사용의 실제에 있어서는 네 영역이 복잡하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통합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언어 교육도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 사용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어과 교육에서도 고차적인 사고 작용이 언어를 매개로 하여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읽기와 쓰기는 기본적으로 문자 언어를 매개로 하는 활동이며 비슷한 과정을 거쳐 의미를 재구성하는 복합적인 사고 과정이라는 면에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읽기는 활자화된 글에서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쓰기는 시간적․공간적 제약 속에서 필자의 생각이나 정보를 의미화시켜 글을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서 사고력과 관련을 맺는다. 읽기와 쓰기는 유사한 과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읽기에서의 교육이 쓰기에서의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쓰기 교육이 읽기 능력을 성장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과정에서의 관련성이 농후한 읽기와 쓰기를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함께 학습한다면 고등 사고 기능, 문제 해결 능력, 의사 소통 능력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읽기 쓰기 능력의 신장을 꾀하는 방향으로 언어 교육을 진행시키는 것이 된다.
Ⅲ. 글을 맺으며
기존의 수많은 독서 이론서들이 증명되지 못한 잡다한 이론들의 배열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이 책은 이론뿐만 그 이론을 근거로 실제 교육현장에서 적용하는 부분까지 다루고 있어 독서 지도를 하는 교사로 하여금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해 주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많이 읽는다고 해서 고부가가치의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 안에 정확하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책을 읽어야만 제대로 된 독서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독서를 지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독서를 제대로 하고픈 수많은 사람들이 꼭 한 권 정도는 소유해도 괜찮을 책이라는 판단이 든다.
이제 학교현장에서 독서교육은 국어 교육의 차원을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의 독서교육의 수용될 날을 기대해 본다.
'독서마당 > 맛있는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0) | 2012.10.07 |
---|---|
독서의 기술 (0) | 2012.06.22 |
우체부 프레드 (0) | 2012.06.18 |
영화로 만나는 교육학 (0) | 2012.06.18 |
안철수의 서재 / 이채윤 (0) | 2012.03.11 |